청송뉴스
청송 옛 교통의 흔적 ‘이전평역’… 산골마을을 잇던 조선시대 역참
김태선 기자 · 2026-10-12
청송 옛 역참을 찾아서
① 이전평역
경북 청송의 옛 교통사를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역사적 지명이 있다. 지금의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일대에 설치됐던 이전평역(利田坪驛)이다. 조선 후기인 1711년(숙종 37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이전평역은 당시 청송과 인근 고을을 연결하던 국가 역참 체계의 한 거점이었다.
조선시대 역참은 오늘날의 도로와 교통시설을 넘어 국가 행정과 통신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었다. 중앙과 지방 관아 사이에 공문서를 전달하고, 공무를 수행하는 관리와 사신의 이동을 지원했으며, 역마를 관리하고 이동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 산악지형이 발달한 청송에서도 역참과 역로는 지역과 다른 고을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이전평역은 경상도 안기역을 중심으로 운영된 안기도(安奇道)에 속했으며, 안동에서 청송을 거쳐 흥해 방면으로 이어지는 역로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역로는 사람만 오가는 길이 아니었다. 국가의 명령과 행정 문서가 전달되고 지방의 소식이 오가던 길이었다는 점에서 이전평역은 조선시대 청송의 행정과 교통 체계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전평역의 흔적은 옛 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제작된 『해동지도』의 청송 지도에는 주왕산 아래쪽에 이전평역(利田坪驛)이라는 역명이 표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지도에 기록된 지명은 당시 역참의 존재와 지역 교통망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다만 지도상의 표기와 정확한 위치를 대조하고, 관련 문헌을 통해 역의 운영 실태를 확인하는 작업은 추가로 필요하다.
역 이름에 담긴 지역의 역사도 눈길을 끈다. 이전평이라는 명칭은 주산지리 일대의 옛 지명과 연결된다. 이 지역에는 배나무와 관련한 지명 유래가 전해지며, 조선시대 인물 임동과 관련된 이야기와 영모정·갈전당 등 지역의 역사·문화 자료도 남아 있다. 다만 마을 이름의 유래와 인물의 행적은 문헌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전평역이 설치된 구체적인 배경과 당시 역마의 수, 역리와 역졸 등 근무 인력의 규모는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청송군지와 조선시대 지리지, 역참 관련 기록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면 역의 정확한 위치와 운영 모습도 더욱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주산지리 일대는 주산지와 주왕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익숙한 곳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경관 뒤에는 옛 마을의 역사와 교통의 흔적도 자리하고 있다. 이전평역을 비롯한 청송의 옛 역참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은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새기고, 관광자원에 역사문화적 가치를 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름으로 남은 이전평역은 청송이 과거 어떤 길을 통해 이웃 고을과 연결됐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단서다. 옛 지도와 문헌, 현장 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어진다면 청송의 숨겨진 교통사를 복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